시간여행자의 ᄒᆞ루

시간 여행자의 ᄒᆞ루

강정태

재호는 권고사직 통보를 받앙 어안이 벙벙헷다. 출판사를 설러불어야 ᄒᆞᆯ 이유는 읏엇다. 대ᄒᆞᆨ 선배엿던 창업자는 입버릇추룩 끗ᄁᆞ장 ᄀᆞ찌 글라고 헷엇다. ᄆᆞᆫ딱 줄을 사던 대기업 취업을 포기ᄒᆞ고 합류헷엇다. 서이로 시작ᄒᆞᆫ 족은 출판사엿다. 출판사는 다품종 ᄒᆞ꼼 생산 시상임을 졸바르 지펏다. ᄒᆞᆨ술첵은 수익이 족엇지만, 적자를 볼 일은 읏엇다. 전국 대ᄒᆞᆨ교를 ᄃᆞᆯ아댕기멍 영업헷다. ᄒᆞᆨ술첵 전문출판사로 입지를 굳혔을 때엿다. 출판사의선 대중 소설 분야로 눈을 ᄃᆞᆯ렷다. 복권 당첨추룩, 베스트셀러가 연달아 터졋다.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 온체 유리벡으로 치장ᄒᆞᆫ 사옥도 마련헷다. 오랜 세월 이녁 분신이엇던 출판사영 ᄀᆞ찌 영원ᄒᆞᆯ 것이라고 믿엇다.

권고사직 이유는 단순헷다. 창업자 아ᄃᆞᆯ이 출판사를 물려받앙 취임식 쳇 인ᄉᆞ말로 출판시장은 ᄈᆞ르게 급벤ᄒᆞ는듸, 출판사는 경로당추룩 시간이 느랏느랏ᄒᆞ게 흘른덴 ᄒᆞᆫ탄헷다.

집읫사름은 충격을 받앗다. 재호는 아멩ᄒᆞ지 안 엿다. 단 ᄒᆞᆫ번도 이직을 안 ᄒᆞ엿던 탓에 퇴직금은 넉넉헷다. 심들엇던 시철 월급이 밀려 데신 받앗던 출판사 지분도 ᄃᆞᆫᄃᆞᆫ헷다. ᄒᆞ나뿐인 ᄄᆞᆯ은 취업에 성공ᄒᆞ더니 독립ᄒᆞ겟덴 선언을 헷다.

재호는 출판사신디 멋잇게 ᄒᆞᆫ 방 멕이고 싶엇다. 고향칩 족은방 ᄒᆞ나를 ᄀᆞ득 체운 채, 시상에 공개된 일이 어신, 아방이 찍은 사진이 잇엇다. 마침, 제주여행첵 붐도 일고 잇엇다. 시상에 존재ᄒᆞ지 않앗던 새로운 여행첵을 멘글 ᄌᆞ신이 잇엇다. 재호는 서월셍활을 미련 엇이 정리ᄒᆞᆫ 후제 집읫사름이영 ᄀᆞ찌 제주에 이신 어멍칩더레 ᄂᆞ려왓다.

  • 2023년 6월 1일 낮후제 3시

시간을 지드린다. 재호는 웬착손엔 흑벡 사진을 들렁 잇다. 카메라는 삼각대에 ᄃᆞᆫᄃᆞᆫ이 고정뒈 잇다.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댓당 뗀 후제 사진을 베려 본다. 수펭선이 하ᄂᆞᆯ이영 바당을 갈르는 그믓을 그으멍 ᄂᆞ누고 잇다. 섬도 뜬 자리에 잇다.

하지만 시간이 더 필요ᄒᆞ다. 흰섹이영 검은섹 ᄉᆞ이엔 여트고 지튼 수많은 회섹이 존재ᄒᆞᆫ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트고 여틈이 바뀐다. ᄌᆞ세이히 들여다보민 ᄒᆞ꼼썩 ᄃᆞᆯ라지는 시간이 베려진다. 지금이다. 그 전의도 태양은 뜬 자리에 잇엇다. 재호는 호흡을 멈췅 카메라 셔터를 눌른다.

ᄎᆞᆯ칵.

멈춰진 흑벡 시간에 섹이 덧칠뒌다. 바당이영 하ᄂᆞᆯ은 지튼 퍼렁이영 여튼 하ᄂᆞᆯ섹으로 선명해진다. 경게가 도렷ᄒᆞ다. 지트고 여튼 회섹빗만 내던 섬은 시퍼렁ᄒᆞ게 벤ᄒᆞᆫ다. ᄇᆞ름을 품은 황금빗 보리밧이 눅는다. 사름덜은 보리밧을 갈아어프고 귤낭 메종을 싱근다. 밧은 청록섹으로 채섹뒌다.

까망ᄒᆞᆫ 돌담을 경게로 바당이영 부튼 초집이 잇다. 족은 마당엔 장항이 줄지어 늘어성 잇다. 렛줄엔 갈옷이영 녀옷이 널려 잇다. 위터롭다. 만조가 뒝 큰ᄇᆞ름이라도 불민 놀이 야튼 돌담을 넘엉 초집을 덮칠 것 닮다.

초집은 순식간에 헤싸진다. 돌담은 노픈 시멘트 놀 방지ᄐᆞᆨ으로 바뀐다. 초집 자리엔 통유리창을 두른 이칭 카페가 솟구쳐 오른다. 카페는 소곱이 훤히 들여다 붼다. 사름덜은 안락의자에 몸을 제껴 바당을 베린다. 2023년 6월 1일 낮후제 3시가 저장뒛다.

재호 임뎅이엔 ᄄᆞᆷ이 송골 ᄆᆞᆽ혀잇다. 카메라 가방의서 초콜릿을 꺼낸다. 투명 비닐로 싼 족고 네귀난 초콜릿. ᄇᆞ스락 소리를 낸다.

재호는 육십 대 초반으로 붼다. 독ᄒᆞᆫ 제주 헷벳에 ᄒᆞ꼼도 그슬리지 아니ᄒᆞᆫ 하양ᄒᆞᆫ 피부, 누게가 봐도 서월서 온 관광객이다. 신은 정장 구두 닮지만, ᄌᆞ세히 보민 폭신ᄒᆞᆫ 단화다. 아웃도어 데신 정장 바지영 폴로셔츠를 입엉 잇다.

재호는 불락ᄒᆞᆫ 뱃ᄉᆞᆯ을 보멍 초콜릿을 그차사지 셍각ᄒᆞᆫ다. 담베를 끈으멍 손을 댄 초콜릿이다. 카메라 가방엔 필름 뭉치보다 초콜릿이 하영 들어 잇다. 재호는 제주 남착 바당 바로 앞의 솟아오른 제지기 오롬 정상에 사 잇다. ᄂᆞ려다보민 보목개가 베려진다. 섶섬은 바로 눈앞의 다가온 듯 거대ᄒᆞ다. 놀에 까끼고 까껴 절벡이 된 바위를 치메추룩 둘르고, 헷빗을 튕긴다. 엉장 우의는 시퍼렁ᄒᆞ다. 섶섬 ᄂᆞ단착엔 문섬이영 새섬이 베려진다.

독ᄆᆞᄅᆞᆸ이 욱신거린다. 경사가 거방진 오롬이다. 십 분 남짓 올라왓을 뿐이엇다. 따시 ᄂᆞ려갈 셍각을 ᄒᆞ니 독ᄆᆞᄅᆞᆸ 관절이 ᄌᆞ들아진다. 셍각보다 험한 오롬이다.

ᄀᆞ찌 온 창수가 졸른다.

“정심도 못 먹어신디 자리물훼 먹엉 가게!”

재호는 낭 목침으로 멘든 게단을 ᄇᆞᆯ르멍 ᄂᆞ려간다. 기묘한 오롬이다. 아늠드리 소낭이 밋더레 굴렁털어질 듯 위터로운 바위를 몸으로 막고 잇다. 오롬 곳곳에 홀로 털어진 바위가 ᄀᆞ득ᄒᆞ다. 등반로 도로 따시 ᄃᆞᆯ아왓다. 허름한 슬레이트칩이 등반로 도에 잇다. 그 칩도 오롬의서 굴렁털어지는 바위를 소낭추룩 등따리로 막고 잇다. 벡면이영 바위는 ᄒᆞᆫ 몸추룩 부떠 잇다. 바위가 제뷉 크다. 그 칩 절반 크기다. 무기는 바위가 활씬 더 나갈 것이다. ᄒᆞᆫ 바쿠만 둥글어도 순식간에 칩을 뭉겔거 닮다. 출발ᄒᆞᆯ 때는 심상ᄒᆞ게 지나쳣다. 무사 이제사 눈에 들어오는지 재호는 모를 일이다.

재호영 창수는 보목개착으로 걸엉간다. 개 바로 앞의 단궐 자리물휏칩이 잇다. 식당 문을 자 카운터에 안자 이신 육십 대 후반으로 붸우는 남ᄌᆞ가 반가워ᄒᆞᆫ다. 식당 임제다.

“오랜만이 오셔수다.”

정심시간을 넹긴 탓인지 손님은 읎다. 남ᄌᆞ는 주문도 받젠 안ᄒᆞ고 주방을 베리멍 웨우른다.

“자리물훼 이 인분 ᄒᆞ고 막걸리 ᄒᆞᆫ 펭!”

남ᄌᆞ 양지는 오랫동안 헷벳에 그슬린 듯 새까망ᄒᆞ다. 웬착 눈 에염엔 양지섹보다 진ᄒᆞᆫ 까망ᄒᆞᆫ 점이 잇다. 입술기는 두툼ᄒᆞ다. 훍게 진 쌍거풀이 읏엇다민 축엇이 두테비 상이다.

자리물훼는 큰큰ᄒᆞᆫ 낭푼 사발에 담겨 금방 나온다. 얼음이 둥둥 떵 잇다. 낭푼 사발엔 얼음 ᄄᆞᆷ이 송골 ᄆᆞᆽ혀잇다. ᄎᆞᆯ래는 단출ᄒᆞ다. 자리젓이영 베치짐치, ᄂᆞᆷ삐지, 청양고치뿐이다.

창수는 국자로 자리물훼를 떵 재호 앞의 놓으멍 ᄀᆞᆮ는다.

“자네 아방도 사진 찍엉 자리물훼 먹엉 갓을 거라게.”

재호는 막걸리를 따르멍 ᄀᆞᆮ는다.

“우리 아방은 지만 셍각허멍 살당 가서.”

재호는 입맛이 사라졋다. 막걸리만 괄락괄락 드러싼다.

2. 1963년 6월 1일 낮전 11시

상철은 서귀포에 도착헷다. 오랜 시간 들칵이던 버스에 시달렷던 탓인지 가달이 후들거렷다. 동새벡, 제주시의서 마이크로버스 탕 제주 서착을 ᄃᆞᆯ앙 왓다. 일주도로를 운행ᄒᆞ는 완행버스엿다. 사름덜로 북적이던 버스가 애월, 한경, 대정, 안덕을 지낭 서귀포에 도착ᄒᆞ엿을 즘엔 절반 가차이 빠져나강 한산해졋다. 물도 안 마셨지만 다슷 시간은 ᄌᆞᆫ디기 심든 시간이엇다. 오좀보는 터질 것 ᄀᆞᇀ앗다.

서귀포 버스터미널 벤소엔 줄이 질게 늘어성 잇다. 지드리는 시간은 버스를 탕 온 시간보다 질게 느껴진다. 상철 ᄎᆞ레가 ᄃᆞᆯ아오자 지렁내를 ᄎᆞᆷ으멍 오좀을 눈다.

상철은 보목 ᄆᆞ을더레 걷당 운 좋게 넘어가는 화물차를 얻엉 탈 수 잇엇다. 차창 배낏디엔 황금빗으로 벤ᄒᆞᆫ 보리밧이 끗도 어시 이어졋다. 보리밧 ᄉᆞ이ᄉᆞ이엔 냅작ᄒᆞᆫ 초집이 곤데곤데 보엿다.

보목 ᄆᆞ을에 도착ᄒᆞ자 땅이영 바당의서 주짝 솟아난 듯ᄒᆞᆫ 제지기 오롬이영 섶섬이 ᄒᆞᆫ눈에 들어왓다. ᄉᆞ레를 ᄒᆞ겟다고 보곰지를 꺼냇지만, 화물차 기사는 웃으멍 손을 내저엇다.

칩의서 와닥거리멍 나오젠ᄒᆞ난 아칙도 걸른 게 셍각이 낫다. 족은 어촌ᄆᆞ을에 식당이 잇을까 ᄌᆞ들어졌다. 바당 돌로 다운 돌담질을 ᄄᆞ라 걸엇다. 보목개 도에 자리물훼 간판을 ᄃᆞᆫ 슬레이트칩이 보엿다. 삐걱거리는 문을 고 식당더레 들어갓다. 식탁 서이만 이신 헤끌락ᄒᆞᆫ 식당이다. 삼십 대 초반으로 붸우는 남ᄌᆞ가 음식을 날르고 잇다.

“ᄀᆞ찌 자리 썰어 줍써!”

식당 정제의서 여ᄌᆞ 목소리가 들렷다.

“소님 와서!”

남ᄌᆞ는 퉁명스럽게 정제를 향해 웨우르고는 카메라를 보멍 묻는다.

“이 ᄆᆞ을 뭐 찍을 게 잇덴 마씸?”

상철은 웃으멍 자리물훼를 주문헷다.

상철은 식당 안을 베려 본다. ᄋᆢ슷 설쯤 뒛을까. 남ᄌᆞ아의가 식당 구석의서 마페 이불을 더프고 ᄌᆞᆷ을 자고 잇다. 남ᄌᆞ 서이가 상철을 힐끗거리멍 탁베기를 마시고 잇다. 양지가 ᄆᆞᆫ딱 뻘겅ᄒᆞ게 달아올라 잇다.

“요세가 자리 알배는 시기난 맛이 질 좋수다. 저 사름덜이 오널 아칙에 심어온 거우다.”

식당 임제가 눈짓으로 남ᄌᆞ 서이를 ᄀᆞ리치멍 물컵을 상철 앞의 ᄂᆞ려놓앗다.

“제지기 오롬 올르는 질은 어긔 마씸?

상철이 묻자, 남ᄌᆞ는 상철을 쓱 훌터보멍 고게를 흥근다.

“저듸 오롬 끌락ᄒᆞ게 베도 질이 험헌디, 양복 입엉 구두 신엉 어떵 올라가젠 헴수강?”

상철은 그제사 실수헷단 것을 알게 뒌다. 신문사 쉬는 날인듸도, 집읫사름에겐 출근ᄒᆞᆫ다멍 칩을 나산 탓이엇다. 월급도 가졍 오지 않으멍 맨날 출근ᄒᆞᆫ단 푸념이 그의 뒷곡듸에 꼽혓엇다. 상철은 탁베기 ᄒᆞᆫ 잔을 주문ᄒᆞᆫ다.

ᄌᆞᆷ이 깬 아의가 눈을 비비멍 두릿거리다 상철의 카메라를 ᄄᆞᆯ라지게 베려 본다. 아의는 상철신디 다가왕 묻는다. 독ᄒᆞᆫ 바당 헷벳에 오랫동안 그슬렷는지 피부가 온체 새까망ᄒᆞᆫ 아의다.

“이거 무신거 마씸?”

상철은 웃음을 터트리멍 ᄀᆞᆮ는다.

“카메라여게. 빗으로 기림을 기리는 기게야.”

아의는 눈만 ᄁᆞᆷ막인다.

독사발 그릇에 담긴 자리물훼는 금방 나왓다. 얍게 썬 자리가 은은ᄒᆞᆫ 빗을 낸다. ᄎᆞᆯ래는 단출ᄒᆞ다. 자리젓이영 ᄂᆞᆷ삐지뿐이다. 입맛이 돈다. 상철은 부리나게 먹는다. 독사발은 세 바닥을 드러낸다.

식사를 다 ᄒᆞᆫ 상철은 구짝 제지기 오롬더레 향ᄒᆞᆫ다. 등반로는 북착이영 남착이 잇덴 식당 임제가 알려줫다. 상철은 남착 등반로로 걸엉갓다. 바당이 붸우는 등반로엿다.

경사가 거방지다. 오롬 곳곳에 굴렁털어지당 멈춰선 큰큰ᄒᆞᆫ 바위가 생뚱맞다. 손으로 ᄉᆞᆯ짝 밀민 굴렁털어질 듯 위토롭다. 바위 밋듸는 축엇이 소낭이 잇다. 온몸으로 바위를 막고 이신 소낭.

사름이 넘어뎅긴 흔적은 안 붸우다. 큰큰ᄒᆞᆫ 소낭 아레엔 어룬 허리 크기 소낭이 두망두망 자란다. 상철은 소낭 가젱이를 심엉 오롬을 올른다. 올를수록 섶섬은 더 가찹게 베려진다. 바당은 더 너르다.

오롬 정상엔 낭 어시 어욱만 ᄀᆞ득헷다. 상철은 어욱을 ᄀᆞ만이 베려 본다. 몸을 돌돌 말앙 웅키리고 이신 배염이 튀엉나올 것 닮다. 상철은 낭가젱이를 들렁 어욱을 두드리멍 안 붸우는 배염을 다둘린다.

상철은 제지기 오롬 정상에 사서 이시껭이 바당을 베려 본다. 수펭선이 하ᄂᆞᆯ이영 바당을 갈른다. 섶섬 서착으론 문섬이영 새섬이 띄엄띄엄 안자 잇다. ᄆᆞ을을 베려 본다. 황금빗 보리밧이영 초집이 베려진다. 지금이다. 카메라를 내놓는다. 콘탁스 IIIa. 셔터를 눌르민 섹은 지워질 것이다. 여튼 하ᄂᆞᆯ섹이영 바당의 퍼렁ᄒᆞᆫ섹, 시퍼렁ᄒᆞᆫ 섶섬, 보리밧의 황금섹은 무ᄒᆞᆫ대의 회섹으로 바뀔 것이다.

ᄎᆞᆯ칵.

1963년 6월 1일 낮후제 3시가 저장뒛다. 상철 임뎅이엔 ᄄᆞᆷ이 송골 ᄆᆞᆽ혀잇다. 상철은 카메라 가방을 베려 본다. 새로 산 가죽가방이다. 바농질 자곡이 ᄌᆞ직ᄒᆞ다. 가죽은 안직 질이 덜 들엿는지 버닥지다. 빈찍빈찍ᄒᆞᆫ 갈섹 윤도 난다. 상철은 가방의서 엿 ᄒᆞ나를 앗아넹 먹는다. 비상식량이다. 가방 안읜 필름 뭉치보다 한 엿이 잇다. 차가 끈어지고, 식당이 붸우지 않으민 엿만 ᄒᆞᆫ 게 읎다.

석우가 ᄒᆞᆫ 말이 셍각난다. 석우는 입버릇추룩 ᄌᆞ신의 고향ᄆᆞ을 제지기 오롬 이예기를 ᄒᆞ곤 헷다.

“제주 췌고의 절경은 제지기 오롬서 베려본 바당이여게.”

석우가 막끗으로 촬영ᄒᆞᆫ 사진의서도 제지기 오롬이영 섶섬이 잇엇다.

섶섬 앞의 떠 이신 목선이 보목개레 들어오고 잇다. 보목개엔 사름덜로 북적인다. 상철은 와리멍 ᄂᆞ려간다. ᄂᆞ려가는 질은 경사가 더 거방지게 느껴진다.

발을 헛디뎠다. 밋더레 굴르던 상철은 바위영 부닥쳐 멈춘다. 바위영 부닥친 둑지가 욱신거린다. 가방을 ᄋᆢᆯ고 카메라를 앗아내본다. 카메라는 판찍ᄒᆞ다. ᄀᆞ만이 안자 숨을 ᄆᆞᆯ아쉰다. 상철은 소낭 굽을 심엉 닁끼리듯 오롬을 ᄂᆞ려온다.

개엔 목선 ᄒᆞᆫ 척이 정박해 잇다. 목선은 만선이다. 자리 조락이 지깍ᄒᆞ다. 조락은 ᄎᆞ레ᄎᆞ레 개 바닥에 올려진다. 흰 수건을 데가리에 두른 여ᄌᆞ덜이 자리를 베려 본다. 여ᄌᆞ덜은 ᄒᆞ나ᄀᆞ찌 조락을 얹은 등거리를 에염에 두엉 잇다. 자리가 퍼닥거리다 조락 배낏디레 튕겨 난다. 거쓴 자리를 줏어 조락에 ᄌᆞᆸ아넣은 여ᄌᆞ가 ᄀᆞᆮ는다.

“자리 하영 심어신 게 마씸. 나가 맨 ᄆᆞᆫ저 와수다. 나부떠 줍써.”

여ᄌᆞ 조락에 자리가 담아진다. 상철은 카메라를 꺼낸다. 여ᄌᆞ는 등거리를 맨다. 웃ᄆᆞ을인 하효ᄆᆞ을더레 자리를 ᄑᆞᆯ레 간덴 헷다. 상철은 여ᄌᆞ의 뒷모습을 찍는다.

상철은 개에 안자 담베를 피운다. ᄒᆞᆫ 아의가 베려진다. 양지가 눈에 익다. 꺼멍ᄒᆞ게 탄 양지. 자리물훼 식당의서 ᄌᆞᆷ을 자던 가이다. 아의는 바당을 주왁거리멍 상철을 향해 ᄁᆞ닥ᄁᆞ닥 걸엉오고 잇다. 상철은 카메라를 들른다. 섶섬을 한가운듸로 잡는다. 섶섬을 등진 아의 양에염엔 바당이 펼쳐져 잇다. 꼬글꼬글ᄒᆞᆫ 개질이 카메라 앵글에 고정뒌다. 지금이다.

ᄎᆞᆯ칵.

3. 2023년 6월 1일 낮후제 5시

식당을 나산 재호영 창수는 보목개레 걸엉간다. 개는 시장통추룩 북적엿다. 자리베가 요란ᄒᆞᆫ 엔진소리를 내멍 정박해 잇다. 개를 떠낭 섶섬더레 향하는 베, 멀리서 ᄃᆞᆯ아오는 베도 베려진다. 하양ᄒᆞᆫ 포말을 꼴렝이추룩 ᄃᆞᆯ고 잇다.

노랑섹 플라스틱 상자의서 자섹이영 흑갈섹 빗이 출랑거린다. 자리다. 재호는 카메라로 상자 안의서 ᄑᆞᆯ딱거리는 자리를 찍는다.

ᄎᆞᆯ칵.

개엔 사름덜이 질게 줄을 사 잇다. 자리를 사려는 사름덜이다. 자리장시는 냅작ᄒᆞᆫ 젭시로 까망섹 비닐봉지에 자리를 퍼 담는다. 소님이 이 킬로그램을 주문헷다. 비닐봉지 베가 벨락ᄒᆞ여지자 바농 저울에 잰다. 바농은 이 킬로그램을 훌쩍 넘엉 흥글거린다.

“하영 줍서게.”

소님 ᄒᆞᆫ마디에 자리장시는 ᄒᆞᆫ 젭시를 더 떵 비닐봉지에 넣는다. 소님은 파다닥 소리를 내는 비닐봉지를 건네받앙 구짝 에염 자리레 향ᄒᆞᆫ다. 개 바닥엔 고무장갑에 목장갑을 덧낀 할망 너이가 큰큰ᄒᆞᆫ 돔베를 에우싸고 안자 잇다. 소님이 비닐봉지를 건네자, 돔베 ᄒᆞᆫ가운듸에 자리를 ᄉᆞᆮ아붓는다. 자리는 십센티미터쯤 될 것 닮다.

손질 작업은 손이 척척 맞는다. 비늘을 긁엉, 데가리 잘랑 내장을 꺼낸다. 베에 박힌 가시 ᄒᆞ나를 빠고 ᄂᆞᆯ개기를 짤라낸다. 재호는 자리 베의서 ᄈᆞᆸ힌 가시를 고게 숙영 베려 본다. 자리가 곱져 논 무기다. 칼집을 내도 어금늬로 씹을 수 읎을 정도로 ᄃᆞᆫᄃᆞᆫᄒᆞᆫ 가시다. 식도를 탕 위ᄁᆞ장 ᄂᆞ려간 후제 포마시 ᄒᆞᆯ 수 잇다. 창지를 쑥 ᄒᆞ고 찔르는 것이다. 게민 위산으로 녹여내던가, 벵완 응급실로 가는 수뱃긴 읎다.

자리는 멘들락ᄒᆞᆫ 민망ᄒᆞᆫ 모습으로 벤ᄒᆞᆫ다. 빈찍이는 비늘도, 시꺼멍ᄒᆞ고 동글락ᄒᆞᆫ 눈망울도, 방향을 바꾸는 등 ᄂᆞᆯ개기도 사라졋다. 연약해 붸이는 꼴렝이ᄂᆞᆯ개기는 남앙 잇다.

재호는 카메라 셔터를 눌른다. 자리 데가리를 잘르던 할망이 셔터 소리에 ᄁᆞᆷ작 놀렌다. 양지를 들엉 재호를 베려 보멍 용심난 목소리로 ᄀᆞᆮ는다.

“사진 찍젠 허민 돈 냅써!”

무안해진 재호는 멋쩍게 웃으멍 ᄀᆞᆮ는다.

“양지는 안 나와 마씸.”

재호영 창수는 제지기 오롬 앞의 잇는 통유리로 된 카페로 걸엉 간다. 흑벡 사진 소곱의선 초집이 이신 자리엿다. 놀 방지ᄐᆞᆨ이 바당이영 카페 경게를 ᄂᆞ누고 잇다.

재호는 통창 앞의 안즌다. 웬착 바당엔 지귀도, ᄂᆞ단착더레 고게를 ᄃᆞᆯ리민 섶섬이 베려진다. 낙시꾼덜만 뎅기는 무인도다. 섶섬은 보목개서 사벡오십 미터 거리라고 헷다. 재호 히염 실력이민 도달ᄒᆞᆯ 수 이신 거리다. 재호는 섬 두이테레는 어떵 생겨신디 굼굼ᄒᆞ여진다.

커피를 들렁 온 창수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멍 묻는다.

“이만 장 넘는덴 해신디, 아방 사진 ᄆᆞᆫ ᄄᆞ라 찍젠 헴서?”

재호는 데답 데신 카메라 가방을 베려 본다. 갈섹 가죽가방이다. 가죽은 ᄂᆞᆰ고 긁힌 자곡도 하다. 빗도 바렛다. 시꺼멍ᄒᆞᆫ 때만 멘질멘질ᄒᆞ다. 곤데곤데 올이 풀렷지만 바농질 자곡은 ᄌᆞ직ᄒᆞ다.

재호는 열 설 때 제주시의서 서귀포 솔동산더레 이ᄉᆞ를 왓다. 제주시의서 신문사를 댕기던 아방이 서귀포지국더레 발령받은 후제다. 재호는 그때 기억이 안직도 생생ᄒᆞ다. 어멍은 제주시에 남겟덴 버텼다.

“식당 단궐소님은 어떵허라고 마씸?”

“나 혼차라도 가크라.”

“아고게, 서귀포 가젠 허민 진직에 나헌티 이논이라도 ᄒᆞ여사 주게.”

아방이영 ᄃᆞ투던 어멍은 마지못헤 이ᄉᆞᆺ짐을 꾸렷다.

서귀포 솔동산더레 이ᄉᆞ를 온 해엿다. 몰레 아방 카메라 들렁 자구리 헤벤더레 갓던 게 화근이엇다. 자구리 헤벤엔 바당물이 헤벤ᄁᆞ장 밀려들어사 잇엇다. 만조엿다. ᄒᆞᆨ교 친긔인 창수영 바당ᄀᆞᆺ 바위에 올랑 사진찍기 놀이를 헷다. 필름은 들엉 잇지 않앗지만, 카메라는 셔터를 눌를 때마다 ᄎᆞᆯ칵 소리를 냇다. 바위를 튀여넘던 재호는 발이 닁끼러져 넘어졋다. 재호가 들렁 이신 카메라는 포물선을 그리멍 바당더레 ᄂᆞᆯ아갓다.

재호는 신이영 옷을 벗엉 바당을 베려 봣다. 바위에 부닥친 놀이 하양ᄒᆞᆫ 포말을 일루멍 재호를 ᄌᆞᆸ아ᄉᆞᆷ킬 듯 샤샤샤 소리를 냇다. 홰가 난 아방 양지가 아른거렷다. 카메라는 놀에 떠밀렁 순식간에 사라질지 몰른다. 히염은 ᄌᆞ신이 잇엇지만 망설여졋다. 재호는 바위추룩 굳어분 채 바당을 베려 봣다. 창수가 재호 손을 심엉 끗기 전ᄁᆞ장 말이다.

재호는 으상으상 칩더레 향헷다. 역불로 먼 질로 ᄃᆞᆯ앙 갓다. 시간은 ᄈᆞ르게 흘럿다. 어느세 칩 앞의엇다.

칩 상방에 안자 이신 아방이 물엇다.

“카메라 봐시냐?”

눈앞의 빈찍엿다. 무신 일이 일어낫는지 ᄂᆞ시 모를 일이엇다. ᄂᆞ단손을 따시 든 아방 표정은 냉냉헷다. 삐얌이 울락거렷다. 재호는 칩을 뛰쳐나갓다.

쳇 가출 기억이엇다. 창수네 칩은 어멍신디 세 들통이 날 터엿다. 카메라를 ᄎᆞᆽ이레 자구리 헤벤더레 갓다. 놀은 여전히 거세게 치고 잇엇다. 재호는 섶섬이영 문섬을 바라보멍 꼬박 세 시간을 안자 잇엇다.

누게가 등 두이의서 재호를 끌어안앗다. 어멍이엿다. 저냑놀은 울그락불그락 기궤ᄒᆞᆫ 빗을 냇다. 재호는 어멍 손을 꼭 심엉 칩더레 ᄃᆞᆯ아왓다.

“아ᄃᆞᆯ이 중허꽈? 카메라가 중허꽈?”

어멍은 상방에 안자 담베를 피우는 아방을 베리멍 소리를 질럿다.

“뭘 몰르민 고만히 이서.”

아방은 제딸이에 담베를 비벼 끄멍 용심을 내곤 술 ᄒᆞᆫ잔 ᄒᆞ고 오겟다멍 집 배낏디레 나삿다. 그날 후제부떠엿을 것이다. 아방이영 어멍 말ᄃᆞ툼은 부쩍 늘엇다. 어멍이 솔동산의서 ᄎᆞᆯ린 국밥칩은 제주시의서 ᄎᆞᆯ렷던 국밥칩보다 장시가 더 잘뒛다. 당시만 헤도 솔동산은 할락산 남착 췌대 번화가엿던 덕분이엇다. 아방 월급 어시도 ᄒᆞᆨ교에 내는 재호 월사금이 밀린 적도 읏엇다. ᄒᆞ지만 어멍은 아방 월급날만 되민 커싱커싱ᄒᆞ곤 헷다.

아방 월급날이엇을 때엿다. 이문 ᄋᆢ는 소리가 들리자 상방에 안자 이신 어멍이 딱 일어삿다. 아방 손에 든 가방은 불락헷다. 어멍은 아무 말도 어시 아방신디 다가가더니 가방을 낙아챘다. 어멍은 가방을 ᄋᆢᆯ고는 거스로 뒈쌋다. 필름 뭉치가 우수수 ᄉᆞᆮ아졋다. 아방은 아멩ᄒᆞ지 아니ᄒᆞᆫ 표정으로 필름을 줏엉 가방에 넣엉 사진 작업실더레 들어갓다. 재호는 그 후제로 오랫동안 아방을 볼 수 읏엇다. 어멍은 장시가 끗난 후제 혼차 탁베기를 마시멍 입버릇추룩 ᄀᆞᆯ앗다.

“그년ᄒᆞ고 살렴 ᄎᆞᆯ렷덴 햄쪄.”

창수가 손꾸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쳣다.

“나도 물르켜. 첵 컨셉이 잡힐 듯 ᄒᆞ멍도 안 잡히맨. 사진 찍다 보민 시간 가는 줄도 몰르게 제미이신 건 이서. 사진 현상ᄒᆞ영 엿날에 아방이 찍은 사진ᄒᆞ고 ᄀᆞ찌 펼쳐 베리는 것도 제미잇고게. 기영ᄒᆞᆫ디 난 아방이영 ᄄᆞᆫ나. 사진은 사진일 뿐이주게.”

“ᄎᆞᆷ 재기도 데답 헴쩌. 나 커피 다 마셔신디.”

재호는 바당에 빠져 사라진 아방 카메라를 인터넷 검색으로 ᄎᆞᆽ아본 적이 잇다. 원체 모냥이 독특해 기억에 남앗다. 곱들락ᄒᆞᆫ 은빗 몸땡이에, 오돌토돌ᄒᆞᆫ 꺼멍ᄒᆞᆫ섹 쪼께를 끼와입은 듯ᄒᆞᆫ 카메라엿다. 콘탁스 IIIa.

인터넷 자료의선 비운의 카메라라고 헷다. 서독 카메라 회사서 1950년부떠 생산뒛다. 당시엔 가벤또롱ᄒᆞ고 췌고의 성능을 지녀 전 세게적으로 인기를 끌엇다. ᄒᆞ지만 경쟁사가 출시ᄒᆞᆫ 라이카 M3에 밀려 1961년 생산이 중단뒛다. 재호는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셍각해본다. 바당소곱에 빠져 사라진 아방 카메라추룩 말이다.

재호는 카메라가 바당에 빠지지 안 ᄒᆞ엿다민 ᄒᆞ고 셍각해본다. 안직도 살아 잇을지 몰른다. 재호는 인터넷 중고 쇼핑몰의서 콘탁스 IIIa가 판매 상품으로 올라왕 이신 것을 본 적이 잇다. 멧 번이고 사젠 ᄒᆞ엿지만 살 수는 읏엇다. 홰가 난 아방 양지가 자꼬 튼낫다. 눈앞의 빈찍ᄒᆞ더니 삐얌이 얼얼해지는 것 ᄀᆞᇀ앗다.

재호영 창수는 차를 세와둔 보목개 앞더레 간다. 창수는 담베를 피우고, 재호는 초콜릿을 앗아냉 먹는다. 개 끗의서 ᄒᆞᆫ 남ᄌᆞ가 걸엉오는 게 보엿다. 새까망ᄒᆞ게 탄 양지가 재호 눈에 익다. 자리물휏칩 남ᄌᆞ 임제다. 재호는 카메라를 앗아냉 망원렌즈로 ᄀᆞᆯ아 낀다. 남ᄌᆞ는 사진 찍히는 줄 몰른다. 섶섬이 한가운듸에 잇다. 남ᄌᆞ는 바당을 주왁거리멍 재호를 향해 ᄁᆞ닥ᄁᆞ닥 걸엉오고 잇다. 남ᄌᆞ 양에염엔 ᄌᆞᆫᄌᆞᆫᄒᆞᆫ 바당이 펼쳐져 잇다. 곧작 뻗은 개질이 카메라 렌즈에 담긴다. 지금이다.

ᄎᆞᆯ칵.

4. 1961년 6월 1일 낮후제 7시

하ᄂᆞᆯ에 벌겅ᄒᆞᆫ빗이 번진다. 상철은 그제사 홀목시게를 베린다. 제주시더레 가는 막끗 버스는 ᄒᆞ꼼 전의 떠낫다. 상철은 난감ᄒᆞ여진다. 집읫사름에겐 출근ᄒᆞᆫ덴 해 놩 사진 찍으러 온 것을 또시 들키게 생겻다. 신문사엔 취재 나갓당 막차 놓쳣덴 둘러대민 뒌다. ᄒᆞᆫ두 번 저끈 일은 아니엇지만, 매번 당혹스러운 건 여전ᄒᆞ다. 이 ᄆᆞ을의선 여인숙 간판을 보지 못헷다. 서귀포 시내레 가카 ᄒᆞ멍 망설이던 상철의 눈에 식당이 베려진다. 자리물휏칩이다.

“ᄒᆞ룻밤 멎언가도 돼 마씸?”

“빈방 잇기는 허우다만은 양복 입은 양반이 ᄌᆞᆷ 자기엔 누추헌디….”

상철은 식당 정제에 난 문을 통해 남ᄌᆞ를 ᄄᆞ라간다. 초집 ᄒᆞᆫ 채가 잇다. 초집 에염 돗통시엔 도새기 두 ᄆᆞ리가 잇다. 상철을 베리더니 꿀꿀댄다.

초집더레 들어간 남ᄌᆞ가 상방 끄트머리 방 앞의 멈춰 산다. 두이 ᄄᆞ라 들어간 상철은 방안을 베린다. 제우 발을 뻗엉 잘 수 잇을 족은 방이다.

“돈 안 받으쿠다. 탁베기나 ᄒᆞᆫ 잔 허게 마씸.”

상철은 남ᄌᆞ 두이를 ᄄᆞ라 따시 식당더레 ᄃᆞᆯ아온다. 남ᄌᆞ는 탁베기부떠 앗아냉 식탁에 올려놓는다.

“경 입엉 제지기 오롬 올라갈 수 이십디가?”

“말도 맙써. 얼먹어수다.”

남ᄌᆞ는 허허 웃더니 정제를 향해 웨우른다.

“자리 재기 구웡 오라게.”

남ᄌᆞ는 이 ᄆᆞ을 출신이다. 윗대 조상덜은 ᄆᆞᆫ딱 보제기다. 집읫사름은 에염 ᄆᆞ을인 하효리의서 씨집을 왓다. 손맛이 ᄄᆞ락진 것을 보곤 식당을 ᄎᆞᆯ렷다. 아ᄃᆞᆯ ᄒᆞ나 낳앙 더 이상 소식이 읎어 ᄌᆞ들어진다. 남ᄌᆞ는 묻지도 않앗는듸 상철신디 넉두리추룩 늘어놓는다.

상철은 석우 가족 안부를 물으려다 고게를 흥근다. 영장이 끗나자마자 석우네 가족이 서귀포 시내레 이ᄉᆞ를 헷단 기벨을 들은 터엿다. 상철은 아의를 베려 본다. 임제 여ᄌᆞ영 밥을 먹고 잇다. 낭푼사발엔 보리밥이 무두룩ᄒᆞ다. 여ᄌᆞ는 자리 가시를 ᄇᆞᆯ라 아의 수까락에 얹어주고 잇다.

“오널 아의 사진 몰레 ᄒᆞᆫ 장 찍어 수다. 담엔 올 때 드리쿠다.”

남ᄌᆞ는 눈이 동글락ᄒᆞ여지멍 상철을 베려 본다.

“자이가 무신 모델 되쿠가?”

남ᄌᆞ는 상철의 잔에 탁베기를 ᄀᆞ득 따르더니 자리구이 젭시를 상철 앞더레 실짝 민다.

동새벡, 상철은 ᄌᆞᆷ이 깬다. ᄌᆞᆷ자리를 바꾸민 축엇이 그랬다. 뒤척이던 상철은 카메라를 들렁 새벡 산책에 나산다. 보목개엔 자리베가 출항을 준비ᄒᆞ고 잇다. 이 ᄆᆞ을 베 ᄆᆞᆫ딱 출항ᄒᆞ려는 것 닮다. 목선은 ᄒᆞ나 ᄀᆞ찌 돗대가 읎다. 돗대 데신 큰큰ᄒᆞᆫ 원형 구물이 걸려 잇다. 상철은 개 도에 정박ᄒᆞᆫ 목선더레 다가간다. 두갓추룩 붸우는 남ᄌᆞ영 여ᄌᆞ가 구물을 손질ᄒᆞ고 잇다. 흰 수권을 데가리에 둘러쓴 여ᄌᆞ가 카메라를 들렁 이신 상철을 베리멍 묻는다.

“관의서 나와수과?”

상철은 손을 내저으멍 민망ᄒᆞᆫ 웃음을 짓는다.

“아니우다. 사진 찍는 사름이우다.”

여ᄌᆞ는 따시 구물을 들추멍 엉킨 해초를 떼어낸다.

“저 태워줄 수 이서 마씸. ᄉᆞ레는 허쿠다.”

손질이 끗난 구물을 들엉 올리던 남ᄌᆞ가 상철을 베려 본다.

“ᄉᆞ레 안 헤도 좋수다. 데신 일 ᄀᆞ찌 ᄒᆞ여사 돼 마씸. 경 안 ᄒᆞ여도 오널 ᄒᆞᆫ 사름이 못 와수다.”

상철은 목선에 올라탄다. 상철 무기로도 목선이 흥글린다. 남ᄌᆞ가 넬 젓는다. 목선이 개를 떠난다. 놀은 ᄌᆞᆫᄌᆞᆫᄒᆞᆫ듸 ᄇᆞ름은 제벱 거세다. 윙윙 소리를 내멍 놀 소리영 장단을 맞춘다. 남ᄌᆞ영 여ᄌᆞ가 ᄒᆞᆫ 구절썩 되받으멍 테우 멘드는 놀레를 불른다.

오그라진 낭은 쇠질메 가심

쪼른 낭이라 옆지와 가멍

곧은 낭이랑 얽어 매라

설근 설근 얽어 매라

샛보롬 절에나 띄와보게

당케 바당에 용왕님아

……

목선은 놀랫가락추룩 천천히 흘렁간다. 넬 젓는 남ᄌᆞ ᄑᆞᆯ똑이 섶섬 바위추룩 억세게 붼다.

“오널이 다슷 물이난 큰 여을로 가게 마씸.”

여ᄌᆞ는 섶섬 앞 바당을 ᄀᆞ리쳣다. 남ᄌᆞ는 고게를 그닥이더니 목선 방향을 바꾸멍 ᄀᆞᆮ는다.

“자리가 질 하영 나는 곳 이우다. 자리밧이랜 불러 마씸.”

큰 여에 도착ᄒᆞ자 남ᄌᆞ 눈이 매섭게 빗난다. 남ᄌᆞ는 수경을 쓰멍 ᄀᆞᆮ는다.

“날 또뜻허민 자리가 물 바로 아레서 수룩 지엉 뎅겨 마씸.”

남ᄌᆞ가 물소곱더레 양지를 디물곤 바당 밋을 ᄉᆞᆯ핀후제 수경을 벗고 사둘을 무끈 밧줄을 푼다. 훍은 대낭을 동글락ᄒᆞ게 이은 후제 구물을 단 사둘이다. 돌뎅이를 메ᄃᆞᆯ자 사둘은 바당 밋에 가라안즌다.

따시 수경을 쓴 남ᄌᆞ는 이시껭이 바당소곱을 ᄉᆞᆯ핀다. 남ᄌᆞ가 손짓ᄒᆞᆫ다. 밧줄을 ᄃᆞᆼ기라는 신호다. 상철은 여ᄌᆞ를 도왕 밧줄을 ᄃᆞᆼ긴다. 사둘이 바당 우의레 들어 올려진다.

투두둑 소리를 내는 자리가 구물의서 빈찍거리더니 목선 안의 후드득 털어진다. 여ᄌᆞ는 손으로 조락에 자리를 퍼담는다. 대낭으로 여끈 조락이 제뷉 튼튼해 붼다.

상철은 카메라로 조락에 담긴 자리를 찍는다.

ᄎᆞᆯ칵.

상철은 시게를 베린다. 세 시간 정도 지낫다. 남ᄌᆞ영 여ᄌᆞ는 사둘을 베 지동에 동여메고는 목선 바닥에 안즌다.

남ᄌᆞ는 칼을 바당물에 시친다. 자리 데가리를 손꾸락으로 심엉 돔베서 손질ᄒᆞᆫ다. 여ᄌᆞ는 차롱을 꺼낸다. 차롱엔 보리밥이영 자리젓, 뒌장이 들엉 잇다.

남ᄌᆞ가 손질된 자리를 상철신디 건넨다. 베소곱엔 샛노랑ᄒᆞᆫ 알이 ᄀᆞ득 차 잇다. 상철은 자리 ᄒᆞᆫ ᄆᆞ리를 통째로 입에 넣엉 잘근잘근 씹는다. 배지근ᄒᆞᆫ 맛이영 ᄃᆞᆯ착지근ᄒᆞᆫ 맛이다. 상철은 자리 맛을 사진에 담을 수 잇을까, 라고 셍각해본다.

“심들지예?”

상철이 묻자, 남ᄌᆞ는 자리를 우적 씹으멍 ᄀᆞᆮ는다.

“난 눈 ᄀᆞᆷ고도 자리밧 ᄎᆞᆽ을 수 이수다.”

남ᄌᆞ는 바당소곱에 큰큰ᄒᆞᆫ 암초가 이신 곳을 자리가 좋아ᄒᆞᆫ덴 헷다. ‘여’라고 불른덴 헷다. 물 때에 ᄄᆞ라 자리수룩도 여를 옹겨 댕기는 통에 바당밧을 잘 알아야 자리수룩을 ᄎᆞᆽ을 수 잇덴 헷다.

상철은 바당물에 가라안즌 거대ᄒᆞᆫ 바위를 셍각ᄒᆞᆫ다. 온몸이 뻘겅ᄒᆞ고 물캉거리던 태초엔 할락산 소곱서 살아 잇던 바위. 요란ᄒᆞᆫ 소리를 내멍 하ᄂᆞᆯ 노피 솟구치더니 할락산 남벡을 탕 남착더레, 남착더레 ᄂᆞ려온다. 제지기 오롬 에염더레 흘럿을 것이다. 바당을 건너 섶섬더레 향하던 바위는 신음추룩 수증기를 내멍 ᄈᆞ르게, 써넝게 굳더니 바당 밋디서 지픈 ᄌᆞᆷ이 든다.

태양이 빗 신호를 보네 바위를 깨운다. 헷벳을 끌어안은 바위는 바당물을 덥힌다. 자리 수룩이 모다든다. 자리는 할락산 백록담 남벡을 바라보멍 꼴렝이개기를 살랑거린다. 남벡은 태양 빗을 받아 더 도렷해진 모습으로 반갑덴 훼답ᄒᆞᆫ다.

상철은 할락산을 베린다. 석우가 남벡에 올랑 손짓ᄒᆞ는거 닮다. 반갑다. 친긔야, 라고 ᄀᆞᆮ는거 닮다.

“다슷 말쯤 심어신 게 마씸. 오널은 그만허주.”

남ᄌᆞ는 따시 넬 젓는다. 목선은 보목개더레 향ᄒᆞᆫ다. 개엔 사름덜이 북적이고 잇다. 남ᄌᆞ는 바당질을 아는 듯헷다. 목선이 들물을 탕 속력을 낸다.

5. 2023년 6월 1일 낮후제 7시

재호는 차창 배낏디더레 거인추룩 자라버린 야자수를 베린다. 보목 ᄆᆞ을 도로변의 줄지어 사 이신 야자수다. ᄌᆞ주 보던 야자수지만, 오널은 더 거대해 붼다.

“심은 지 삼십 년 되신디, 너믜 커부러서. 이십 미터 넘는덴 헴신디. 오레 사는 녀ᄉᆞᆨ은 칠벡 년도 더 산덴 헴쩌. 보기 싫덴 짤라 버리랜 허는 사름도 하영 이서.”

재호는 칠벡 년이란 시간이 가남되지 않는다. 칠벡 년 후제도 저 야자수가 살아 잇을까, 라고 셍각해 본다. 얼메 못 가 굽뎅이가 기게톱에 짤릴지도 몰른다. 이 ᄆᆞ을은 대풍의 질목이다. 강력ᄒᆞᆫ 대풍이라도 분다민 휘틀랑거리다 뿔리째 ᄈᆞᆸ히멍 칩을 덮칠 수도 잇다. 재호는 창수신디 차를 세와 달라고 ᄒᆞᆫ다. 재호는 질바닥에 누엉 야자수를 앵글에 담는다.

창수는 재호를 ᄂᆞ려다보멍 ᄀᆞᆮ는다.

“요세 디카도 존 게 한듸, 촌스럽게 필름 카메라 쓰멘?”

“나도 써 봐신디, 너미 쉽게 찍어지난 정이 안 가게.”

재호는 화소가 제ᄒᆞᆫ된 디지털사진은 영 마뜩지가 안 ᄒᆞ엿다. 무ᄒᆞᆫ대 화소를 지닌 필름은 무ᄒᆞᆫ대 시간을 담을 수 잇덴 셍각ᄒᆞ고 잇엇다.

창수 차는 보목 ᄆᆞ을 빠져나왕 칼호텔 에염 허니문하우스를 지난다. 예전의만 헤도 유럽풍 췌고급 호텔이엇다. 1950년 대엔 이승만 대통령 겨울 별장이엇당 1960년 사일구 혁명 후제 허니문하우스로 일롬을 바꾼 곳이다. 여라 ᄎᆞ레 임제를 바꾸멍 십 년 동안 방치되당 지금은 카페만 영업을 ᄒᆞ고 잇다.

“엿날엔 저긔 사진 찍으러 하영 가신디.”

창수는 허니문하우스를 주왁거리멍 ᄀᆞᆮ는다.

“나도 경ᄒᆞ연. 친귀덜 서월서 ᄂᆞ려 오민 저긔부떠 ᄃᆞᆯ앙가서. 호텔 커피깝 비ᄊᆞ서 사주지는 못ᄒᆞ고 게. 신혼두갓덜추룩 엉장 앞의서 줄 사서 사진 찍어줫주게.”

서월서 대ᄒᆞᆨ을 댕길 때엿다. 과의서 제주 출신은 재호뿐이엇다. 친긔덜은 방ᄒᆞᆨ 때만 되민 재호 칩더레 기차 탕 베 탕 ᄎᆞᆽ아오곤 헷다. 공ᄍᆞ 숙소에 식사ᄁᆞ장 헤결된단 말이 돈 후제부떠는 선배부떠 후배ᄁᆞ장 미안해ᄒᆞ는 표정을 지으멍 ᄂᆞ려오기ᄁᆞ장 헷다. 그때부떠엿다. 재호는 아방이 뒁 간 카메라를 들렁 어멍 몰레 칩을 나사곤 헷다.

창수 차는 정방폭포 진입로를 지낭 거방진 엉덕질을 올른다. 엉덕 우의의선 칠십리 음식특화거리라고 써진 대형 간판이 베려진다. 자구리 공원 도다. 재호는 창수신디 ᄂᆞ려 ᄃᆞᆯ라고 ᄒᆞᆫ다. 재호는 혼차 걸고 싶엇다.

재호는 소남머리 노천탕더레 향ᄒᆞᆫ다. 진입로는 공사중 표시 천이 걸어진 채 막아졍 잇다. 재호가 두릴 적 모욕ᄒᆞ러 오던 곳이다. 거방진 엉덕질을 ᄂᆞ려가민 산물 탕이 잇다. 지금은 새롭게 단장뒛지만, 예전의는 돌을 노프게 다와 남탕이영 여탕으로 ᄂᆞ누어정 잇엇다. 땅소곱의서 솟구친 얼음추룩 써넝ᄒᆞᆫ 산물. 몸을 ᄃᆞᆼ그민 오 분도 채 버티지 못ᄒᆞ고 퀴어나오곤 헷다. 멘들락 ᄒᆞ게 벗은 몸을 박박털멍 말이다.

재호는 발질을 ᄃᆞᆯ려 자구리 공원 질을 걷는다. 바당이영 부튼 족은 산물 탕이 베려진다. 남탕이영 여탕 경게는 읎다. 써넝ᄒᆞᆫ 산물은 끊임어시 흘렁나오고 잇다. 아의덜은 옷을 입엉 히염을 친다. 어룬덜은 발을 ᄃᆞᆼ그고 잇다. 재호는 물소곱에 손을 디불어 본다. 써넝다. 재호는 신이영 양말을 벗엉 발을 ᄃᆞᆼ근다. 섶섬은 보목개의서보다 더 멀어졋다. 데신 큰큰ᄒᆞ여진 문섬이 ᄒᆞᆫ 눈 ᄀᆞ득 들어온다.

재호는 바당을 응시ᄒᆞᆫ다. 저쯤이엇을 것이다. 아방 카메라를 일른 곳이다. 카메라가 해류를 탕 전 시상 바당을 ᄃᆞᆯ고 ᄃᆞᆯ다 따시 ᄃᆞᆯ아왓을지도 몰른다. 재호는 멘발로 걸엉 간다. 헷벳에 ᄃᆞᆯ궈진 바위가 똣ᄄᆞᆺᄒᆞ다.

재호는 바위에 올라사서 바당소곱을 베려 본다. 바당소곱엔 족은 물궤기수룩만 히염치고 잇다. 사라진 카메라는 여전히 안 붸운다.

재호는 따시 자구리 공원더레 올라간다. 테역이 깔린 넙찍ᄒᆞᆫ 공원이다. 공원의선 공연이 ᄋᆢᆯ리고 잇다. 삼십 대 초반으로 붸우는 남ᄌᆞ 서이다. 남ᄌᆞ 둘은 기타를 치고 잇다. 가운듸 남ᄌᆞ는 마이크 들렁 놀레를 불른다. 족은 스피커 두 대가 제뷉 울림이 크다. 관객덜은 테역밧의 띄엄띄엄 안자 공연을 베려 본다. 재호는 젊음이 부룹다, 라고 셍각ᄒᆞᆫ다.

임제영 산책 나온 덕데 큰큰ᄒᆞᆫ 하양섹 레트리버가 땅바닥에 코를 대고 킁킁대다 뒷가달 ᄒᆞ나를 들렁 가로수에 오좀을 찔끔 눈다. 영역표시다. 레트리버는 임제를 베려보멍 꼴렝이를 흥근다.

자구리 공원 맞은펜엔 횟칩이영 카페가 지깍ᄒᆞ게 몰려 잇다. 소님덜도 유리 통창을 통해 공연을 베린다.

재호는 서귀포항 도를 지낭 칩더레 간다. 서귀진지 터를 지낭 올르막질을 걷는다. 어멍 칩이 베려진다. 재호는 칩 앞이 호텔이 생기민 어떵ᄒᆞ지, ᄒᆞ는 고민을 해 본다. 칩더레 가는 질 곳곳엔 호텔 공사로 어수선ᄒᆞ다.

아방이영 ᄀᆞ찌 살던 시철, 아방은 아칙 산책으로 자구리 헤벤가영 서귀포항을 지낭, 천지연폭포ᄁᆞ장 걷곤 헷다. 이따금 서귀포항의서 셍선을 사 들렁 오기도 헷다. 서월살이를 끗내고 고향칩더레 ᄂᆞ려온 재호신디도 아칙 산책코스엿다. 재호도 서귀포항 수산 경매장의서 새벡부떠 리는 경매를 지켜보당 셍선을 사 들렁 칩더레 ᄃᆞᆯ아오곤 헷다.

재호는 아방이영 ᄀᆞ찌 산책ᄒᆞᆫ 적이 단 ᄒᆞᆫ 번도 읏엇단 게 셍각난다. 아방이 산책ᄒᆞ러 글라고 ᄒᆞᆫ 적도 읎엇고, 재호가 ᄄᆞ라가켄 졸른 적도 읏엇다. 아방은 신문사 쉬는 날이민 축엇이 카메라를 들렁 나섰지만, 어느제나 혼차서만 뎅겼다.

재호는 아방 막끗 ᄒᆞ루를 회상ᄒᆞᆫ다.

서월의서 직장을 댕기던 때엿다. 재호는 정심 미팅을 ᄒᆞ고 출판사 근체 공원의서 커피를 마시고 잇엇다.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ᄒᆞᆫ 게 셍각낫다. 휴대폰을 켜자 부재중 전화 표시가 떵 잇엇다. 다슷 번이엇다. 어멍 번호엿다. 불안헷다. 송신음 소리가 ᄒᆞᆫ 번 울리자마자 어멍이 전화를 받앗다. 아방이 오널을 넹기지 못ᄒᆞᆯ거 닮단 연락을 받앗덴 헷다.

재호는 집읫사름이영 ᄄᆞᆯ신디 전화를 걸엉 제주에 ᄆᆞᆫ저 갈 테니, 두이ᄄᆞ라오라고 ᄀᆞᆯ앗다. 제주대ᄒᆞᆨ벵완엔 궨당덜이 ᄆᆞᆫ딱 모다들엉 잇엇다. 아방 시간이 얼메 남지 안 ᄒᆞ엿덴 재호는 셍각헷다.

족은아방이 재호 둑지를 토닥엿다. 어멍은 붸우지 않앗고, 다슴어멍은 눈물만 다륵다륵 흘리고 잇엇다. 아방은 산소호흡기를 ᄃᆞᆯ고 야튼 숨을 내쉬멍 ᄌᆞᆷ들어 잇엇다. 아방 양지를 뒤데낀 검버섯은 더 지텨 보엿다. 재호는 아방 손을 ᄉᆞᆯ짝 심엇다. ᄄᆞᆺᄄᆞᆺ헷다. 벵상 모니터의선 멕박 신호가 ᄒᆞ꼼썩 수펭선에 ᄇᆞ디여지고 잇엇다. 애처롭고 연약ᄒᆞᆫ ᄀᆞᆯ개비추룩 폴짝폴짝 느랏느랏ᄒᆞ게 뛰엇다. 재호는 아방이영 손을 심어 본 기억을 튼내보젠 헷다. 기억이 나지 안 ᄒᆞ엿다.

아방이 투벵을 시작ᄒᆞᆫ 후제엿다. 재호는 트멍이 나민 제주레 ᄂᆞ려오곤 헷다. 그때마다 아방은 농담추룩 ᄀᆞᆯ앗다.

“사진 공븨 ᄒᆞ번 해 보젠? 나 카메라 다 주켜.”

아방은 벵원에선 장난꾸레기가 뒈엇다.

ᄒᆞᆫ번은 벵완 로비 의자의서 졸고 이신 재호를 몰레 찍당 들키기도 헷다. 아방은 데가리를 긁작이멍 ᄀᆞᆯ앗다.

“미안허다.”

아방이 벵완을 몰레 빠져나강 비상이 걸린 적도 잇엇다. 아방은 꼬박 ᄒᆞ루를 넹겨서 아멩ᄒᆞ지 아니ᄒᆞᆫ 표정을 지으멍 나타낫다. 아방은 카메라 가방을 메고 잇엇다. ᄂᆞᆰ은 갈섹 가죽가방.

아방이 격ᄒᆞ게 지침ᄒᆞ기 시작헷다. 다슴어멍은 물수권으로 입바위를 따꼇다. 끈작이는 뻘겅ᄒᆞᆫ 피가 물수권을 뻘겅ᄒᆞ게 물들엿다. 간호사가 주사기 바농을 수액관에 찔러 넣엇다. 아방 숨소리가 가빠지당 ᄒᆞ꼼썩 ᄀᆞ늘어졋다. 벵상 모니터가 삐익 소리를 내멍 수펭선을 그엇다.
아방 영장이 끗난 후제엿다. 다슴어멍은 아방 사진기영 사진을 재호신디 유품으로 남겼덴 ᄀᆞᆯ앗다. 정리되지 아니ᄒᆞᆫ 사진덜을 들춰보던 재호신디 누렁ᄒᆞ게 빗이 바렌 서류봉토가 눈에 띄엇다. 사진도 ᄀᆞ찌 들어 이신 아방 일기장이엇다. 재호는 아방 일기장을 펼쳣다.

6. 1961년 1월 10일 정오

“한국대 법대 등반대 ᄉᆞ망 ᄉᆞ고 생겻덴 헴쪄. 윤전기 멈췅 톱기사 바꾸라게.”

펜집국장이 펜집실 문을 발로 걷어차멍 소리를 질럿다. 석간신문 기사를 마감ᄒᆞ고 펜집실 석유난로 앞의서 동료덜이영 차를 마시던 난 순식간에 얼어부텃다. 석우가 한국대 법대 등반대영 동행취재에 나삿엇다.

“ᄉᆞ망자 누게 마씸?”

“안직 몰르켜. 도립벵완더레 이송헷덴 헴쪄.”

난 창배낏디로 할락산을 베려 봣다. 지튼 먹구룸이 할락산 중ᄐᆞᆨᄁᆞ장 에우싸고 잇다. 창배낏디 거리는 눈이 쌔엿 온체 하양헷다. 사십 년 만의 폭설이라고 헷다. 석우는 입사 동기엿고 친긔엿다.

시반시 후제엿다. 경찰구조대를 출입ᄒᆞ는 후배 기자로부떠 전화가 걸려 왓다.

『본지 이석우 기자, 한국대 법대 등반팀이영 할락산 등정 후제 하산 중 ᄉᆞ망』

신문사 윤전기엔 톱기사가 바뀐 신문이 인쇄뒛다.

난 기사 마감을 끗낸 후젠 종종 석우영 술자리를 헷다. 신문사의서 오 분 거리 탁베기 칩이 단궐 술칩이다. 간판도 읎다. 석우는 고망 술칩이라고 불럿다. 안쥐는 ᄇᆞ삭ᄒᆞ고 두툼ᄒᆞᆫ 해물파전이다. 둘이 먹기엔 식사로도 충분헷다.

“사진은 말이여게, 시간을 저장ᄒᆞ는 예술이여. 순식간에 흘렁 사라질 시간을 영원히 간직ᄒᆞᆯ 수 이서. 요 헤끄만ᄒᆞᆫ 필름 ᄒᆞᆫ 장에 말이여. 화소는 무ᄒᆞᆫ대여. 멋싯지? 필름 수멩이 오벡 년인디, 사진 수천수만 장도 인화ᄒᆞᆯ 수 이서. 똑 ᄀᆞ뜬 시간을 말이여게.”

난 탁베기를 들이싼 후제 ᄀᆞᆯ앗다.

“야, 이 귓것아. 기영ᄒᆞ영 빗내서 카메라 삿냐? 사진기자도 아닌 펜 기자가. 아지망은 어떵 허라고.”

석우는 빙삭빙삭 웃더니 ᄒᆞᆫ진네 말을 이어갓다. ᄒᆞ고 싶은 말에 굶주린 사름추룩 말이다.

“사진은 빗으로 기리는 기림이여 게. 사진 ᄒᆞᆫ 장 소곱의선 오감을 느낄 수 이서.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말이여게. ᄆᆞᆫ딱 느껴져. 얼메나 황홀한듸. 느도 사진 시작해 보라게.”

난 고게를 절레절레 흥글엇다. 아멩헤도 이해가 안 뒌다. 사진에 미쳐 이신 석우를 말이다. 저 카메라 따문에 석우는 아지망이영 각방을 쓰기 시작헷다. 콘탁스 IIIa.

석우를 체얌 만낫을 때엿다. 신문사 면접시엄의서엿다. 석우영 난 신입 기자 응시생이엇다. 면접관은 줄줄이 창을 등지고 안자 잇엇다. 커튼이 가린 창문을 통해 헷빗이 응시생덜 에 ᄂᆞ리꼿히자 석우가 얘기헷다.

“면접관님덜 양지가 눈곱워서 눈을 틀 수 어수다. ᄎᆞᆷ말 곱수다.”

근엄한 표정을 지엇던 면접관덜이 양지가 어예 흐트러졋다. 릴레이추룩 웃음이 번졋다.

석우는 쉬는 날이민 카메라를 들렁 제주 곳곳을 뎅겼다. 다둘리는 사름추룩 말이다. 석우영 동행ᄒᆞᆫ 적도 잇엇다. ᄀᆞ찌 가 ᄃᆞᆯ라고 부탁해서다. ᄒᆞᆫ번은 보롬ᄃᆞᆯ이 트던 날이엇다. 자정을 갓 넹긴 시간에 석우영 난 공동메지에 잇엇다.

난 ᄆᆞᄉᆞᆸ지 안 ᄒᆞ엿다. 구신 ᄀᆞ뜬 건 읎덴 셍각헷다. 봉그릇ᄒᆞᆫ 산 어긔의선가 풀버렝이 우는 소리만 들렷다. ᄃᆞᆯ빗도 환헷다. 석우를 베리멍 저 미친놈, ᄒᆞ고 셍각ᄒᆞ엿을 뿐이다.

석우는 ᄒᆞᆫ껏 내리깐 목소리로 지 에염에 꼭 부떵 잇으라고 연신 당부헷다. 석우 목소리는 ᄉᆞᆯ짝 털고 잇엇다. 석우가 산 ᄉᆞ이를 걸엉 댕기멍 주왁거리다 멈췃다. 메비도 산담도 읎고 봉분도 족아 총인 듯헷다. ᄃᆞᆯ이영 족은 산, 석우가 일직선이 된 순간이엇다. 석우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맞댔다.

ᄎᆞᆯ칵.

폭설이 끄친 후제엿다. 난 경찰구조대 사무실의서 석우 등반일지영 카메라, 인화된 사진을 건네받앗다. 경찰은 윤근인 등반대장 등반일지도 건넷다. 석우에 관ᄒᆞᆫ 이예기가 쓰여 잇덴 헷다.

난 사진부떠 ᄈᆞ르게 넹겨 봣다. 눈꼿 핀 베이스캠프, 얼어부튼 폭포, 돗궹이치는 눈붕에. 얼어분 듯 지친 눈빗, 왕관능 설사면을 올르는 등반대 행렬, 시 현실 닮지 안 엿다.

두터운 사진 뭉치가 얄루워질 무렵 난 줌착헷다. 수펭선이 서귀포 하ᄂᆞᆯ이영 바당을 ᄂᆞ누고 잇다. 오롬이영 섬이 한가운듸에 박혀 잇다. 제지기 오롬이영 섶섬이다. 석우는 폭설이 ᄂᆞ린 할락산 남벡의서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댕 고향을 베리고 잇엇다.

난 석우 등반일지를 ᄌᆞᆸ아 들엇다. 노트 쳇 장부떠 지깍ᄒᆞᆫ 글로 체워져 잇을 것이라고 셍각헷다. 어느젠가 베려본 석우 취재 수첩도 지깍ᄒᆞᆫ 글로 체워져 잇엇다. 앞 뒷장을 ᄆᆞᆫ딱 체운, 여벡보다도 글이 더 한 취재 수첩이엇다. 석우는 상 경 헷다. ᄒᆞᆫ 번 메모를 시작ᄒᆞ민 아멩 불러도 듣지도 못ᄒᆞ곤 헷다. 난 석우 등반일지를 펼쳣다.

1961년 1월 7일

동새벡, ᄌᆞᆷ의서 껫다. 창배낏디는 안직 왁왁 어둑다. 눈은 팡팡 ᄂᆞ리고 잇다. 사십 년 만이 폭설이라고 헷다. 불안ᄒᆞ엿지만 포기ᄒᆞᆯ 수는 읏엇다. 신문사의서 공들여 준비ᄒᆞᆫ 기획이다. 『설국 할락산 등반기』라는 제목으로 특집 연재ᄒᆞᆯ 예정이다. 윤근인 대장이 이끄는 한국대 법대 등반팀이영 오박 육일 동행취재다.

어치냑 저냑부떠 제주시 산지천 에염 예관서 합숙헷다. 장비 점검도 여라 번 거듭ᄒᆞ멍 완벽ᄒᆞ게 마쳣다. 등반대장은 등반 ᄒᆞᆫ ᄃᆞᆯ 전이 등반 수칙을 적은 펜지를 나신디 보냇다. 펜지엔 코스 완벽ᄒᆞᆫ 숙지, 영웅 심리로 만용 부리지 말자, ᄀᆞ뜬 수칙덜이 지깍ᄒᆞ게 적혀 잇엇다. 막끗 수칙을 익던 난 풋 ᄒᆞ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앗다. 두갓관게 금지 수칙이엇다. 난 꼬박 일주일 동안 집읫사름이영 두갓관게도 ᄒᆞ지 안ᄒᆞ고 체력을 비축헷다.

제주시 산지천 예관의서 출발헷다. 제주시 중앙로를 넘엉, 고산 동산을 넘엉, 관음사 시ᄁᆞ장 도착헷다. 쳇날인듸 ᄇᆞᆯ써 진이 빠지는 느낌이다. 할락산 백록담이 ᄒᆞᆫ저 오렌 손짓ᄒᆞᆫ다.

게획ᄒᆞ엿던 시간에 해발 육벡 미터 고지에 다ᄃᆞᆮ앗다. 베이스캠프를 칠 자리다. 낭가젱이마다 눈꼿이 흐드러지게 피엉잇다. 아도록ᄒᆞ다. 대원덜이 솟에 눈을 뭉쳐 놓는다. 휘발유 버너를 싸자 눈이 녹는다. ᄊᆞᆯ을 안치고, 베치짐치영 도새기궤기를 놩 짐치찌개를 궤운다. 밥 ᄒᆞ는 내움새, 짐치찌개 내움새가 안게추룩 자욱ᄒᆞ게 번진다.

“산의서 먹는 밥은 예술이여게.”

짐치찌개에 밥을 아 ᄒᆞᆫ 술 뜬 윤근인 대장이 탄성을 질른다.

난 허겁지겁 밥을 먹엇다.

“하영 드십써. 밥심이 잇어사 올라갈 수 이수다.”

난 윤근인 대장을 베려 보멍 고게를 그닥엿다.

윤근인 대장이 위스키를 꺼낸다. ᄎᆞ레냥으로 ᄒᆞᆫ 머금썩 ᄂᆞ놔 마신다. 몸이 후끈 달아오른다. 저냑 식사를 ᄆᆞ치고 침낭드레 들어강 양지만 빼곡 내밀엉 등반일지 노트를 꺼냇다.

1961년 1월 8일

극지법 등반으로 등정ᄒᆞ기로 헷다. 베이스캠프영 정상 ᄉᆞ이에 여라 개 전진 캠프를 설치해 올르는 방식이다. 윤근인 대장은 등반팀을 A, B, C조로 ᄂᆞ놨다. A조영 B조는 공격조, C조는 지원조다. 난 공격조인 A조에 배정뒛다.

시상은 하양ᄒᆞ다. ᄒᆞᆫ 발 내디딜 때마다 폭폭 발이 빠진다. ᄒᆞ지만 심이 들기는커녕, 심이 난다. 나신디는 겨을 할락산은 쳇 만남이다. 설렌다. 얼어부튼 오십 미터 노피 이끼 폭포를 지낭 탐라게곡에 도착헷다. ᄆᆞᆫ저 도착한 B조가 캠프를 치고 잇다. B 캠프 설치가 끗낫을 무렵 지원조인 C조도 도착헷다. 모돈 일이 순조롭다. 난 등반팀이영 ᄀᆞ찌 베이스캠프로 따시 ᄂᆞ려온다.

저냑이 되자 날이 벤헷다. 눈이영 비가 서껑 ᄂᆞ리더니 고쌔 폭풍우가 ᄆᆞᆯ아쳣다. ᄒᆞᆫ저 오렌 손짓ᄒᆞ엿던 할락산이 요벤닥 ᄒᆞᆫ다, 베이스캠프에 비가 샌다. 난 등반일지를 배낭에 디물고 침낭 소곱드레 파고들엇다. 뼛소곱ᄁᆞ장 냉기가 들어왕 ᄒᆞᆫ숨도 자지 못헷다.

1961년 1월 9일

“이 정도 날이민 문제 어수다. 출발ᄒᆞ게마씸.”

난 윤근인 대장 양지를 멀룽멀룽 베려 봣다. 폭우는 사라졋지만, 비는 추적추적 리고 잇다. 윤근인 대장은 지튼 먹구룸에 휩싸인 할락산 정상을 베리고 잇엇다.

게작이는 눈질을 헤쓰멍 개미등에 도착헷다. 해발 천이벡 미터 고지다. 등산스틱을 심은 손이 동상이라도 걸린 듯 감각이 읎다. 기온은 급강하ᄒᆞ고 잇다. 시간이 지날수록 벤 냉기가 몸을 짓누른다.

삼각봉에 도달헷다. 비는 더 이상 안 ᄂᆞ린다. ᄒᆞ지만 눈보라가 휘ᄆᆞᆯ아치더니 자욱ᄒᆞᆫ 안게가 낀다. 화이트 아웃이다. ᄑᆞᆯ을 뻗엉 본다. 손이 안 붸운다. 등반대원덜 모습도 안게에 묻혀 안 붸운다. 비에 젖인 옷은 ᄈᆞ르게 얼어부트고 잇다. 눈을 틀 수가 읎다. 눈썹이 얼어부튼 모냥이다. 난 눈을 질끈 아 본다. 제우 눈을 틀 수 잇다. 몸은 얼음 옷을 입은 듯 베다.

해발 천오벡육십 미터. 용진각에 도착헷다. 윤근인 대장도 지친 듯헷다.

“더 이상 가민 위염ᄒᆞ우다. C 캠프 치게 마씸.”

눈보라는 안직도 거세다. 휘발유 버너는 안 싸진다. 식사 준비를 ᄒᆞ기는 글럿다. 스팸이 들어 이신 미제 통조림은 내움새가 역해 먹을 수 읎다. 건빵을 ᄒᆞ꼼썩 씹는다. 기온은 영하 십팔 도라고 헷다. 대장 등따리 맞댕 억질로 눈을 ᄀᆞᆷ는다. 체온을 유지ᄒᆞ여사 ᄒᆞᆫ다. 비에 젖인 옷도 ᄆᆞᆯ리지 못헷다. 게곡을 탕 ᄂᆞ려온 ᄇᆞ름은 기궤ᄒᆞᆫ 소리를 내멍 텐트를 뒤흥근다. 오널도 ᄌᆞᆷ을 잘 수 읎다.

1961년 1월 10일

거짓갈추룩 눈이 그쳣다. 눈ᄌᆞ곱운 코발트 빗 하ᄂᆞᆯ이 반갑다. 왕관능을 지낭 북벡을 올르는 코스로 정상에 도전ᄒᆞ기로 헷다. 백록담이 우리신디 손짓ᄒᆞ고 잇다. ᄒᆞᆫ저 올랑 오라고.

아칙 식사는 또시 스팸 통조림이영 건빵이다. 시 입맛이 읎다. 억질로라도 먹어야 ᄒᆞ지만, 건빵도 씹을 수 읎다.

“이거라도 먹어 봅써.”

대장이 마농 ᄒᆞᆫ 알을 나신디 건넨다. 마농은 눈물이 날 정도로 멥다.

낮후제 세 시 삼십 분, 백록담 정상 정복에 성공헷다. 대원덜이 환호를 질른다. 난 남벡에 올랑 숨을 ᄆᆞᆯ아쉬멍 서귀포를 베려 본다. 수펭선이 동글락ᄒᆞ게 펼쳐졍 서귀포를 감싸고 잇다. 동남착엔 성산포, 서남착엔 산방산, 북착엔 추자도도 도렷ᄒᆞ다.

난 남착을 응시ᄒᆞᆫ다. 제지기 오롬이영 섶섬이 베려진다. 나 고향 보목 ᄆᆞ을이다. 섶섬 앞 자리밧도 베려진다. 황홀ᄒᆞ다. 난 넉을 놩 바레여보당 카메라를 든다.

ᄎᆞᆯ칵.

갑제기 히여뜩ᄒᆞᆫ다. 수펭선이 자울어지더니 뒈싸진다. 어긔가 하ᄂᆞᆯ이고, 어긔가 바당인지 몰르겟다. 섶섬이영 제지기 오롬이 빙글빙글 돈다. 성산포영 산방산 자리가 뒤바뀐다. 휘틀랑거리는 석우를 윤근인 대장이 부축ᄒᆞ멍 ᄀᆞᆮ는다.

“하산 ᄒᆞ게 마씸.”

대장이 서둘른다. 하ᄂᆞᆯ엔 또시 구룸이 모다들고 잇다. 용진각에 도착ᄒᆞ자 ᄇᆞ름이 ᄆᆞᆯ아친다. 할락산이 또시 요벤닥ᄒᆞᆫ다. 양지를 들 수 읎다. 얼음 조각이 ᄂᆞᆯ려 양지를 할퀸다. 칼에 비인 것추룩 양지가 쓰리다. 돗궹이가 훙더니 눈붕에가 나를 휘감는다. 숨이 멕힌다. 누게가 나 발모가지를 꽉 심엉 안 놔준다. 자꼬만 조랍다. 폭신ᄒᆞᆫ 눈 이불을 더프고, 지프고 지픈 단ᄌᆞᆷ을 자고 프다.

“비박 ᄒᆞ게 마씸.”

대장이 웨친다. 개미등 중간 지점이다. 대원덜이 설동을 판다. 눈 소곱에 사름 둘이 들어갈 수 이신 굴이 ᄑᆞ인다. 대장이영 설동에 들어간후제 배낭의서 등반일지를 꺼낸다. 손에 감각이 읎다. 글제를 쓰기조차 심들다. 난 졸다 깨기를 반복ᄒᆞ멍 등반일지를 지깍 체운다.

“설동 ᄆᆞᆯ아지민 질식사ᄒᆞᆯ 수 이수다. 나가 밤새낭 지키쿠다.”

윤근인 대장이 나신디 ᄌᆞᆷ 자렌 ᄒᆞᆫ다.

난 세 ᄌᆞᆷ이 든다. 난 아방이영 자리를 심엉 칩더레 ᄃᆞᆯ아가곡 잇다. 칩이 왕도 자리는 딱거린다. 어멍 ᄄᆞ라 자리장시에 나산다. 오널은 윳 ᄆᆞ을인 신효ᄆᆞ을이다. 자리 조락을 진 등거리가 제뷉 베다.

“자리 삽써.”

ᄆᆞ을 사름덜이 모다든다. 난 등거리를 ᄂᆞ려놓는다. 어멍은 조락의서 하양ᄒᆞᆫ 사기그릇을 꺼낸다.

“하영 줍써.”

ᄆᆞ을 아낙이 눈웃음을 치멍 ᄀᆞᆮ는다. 사기그릇 ᄀᆞ득 자리가 솜빡ᄒᆞ다. 고봉밥보다 더 노프다. 사기그릇의서 닁끼리는 자리를 어멍은 연신 우의로 퍼 담는다. 난 저러다간 자리 다 ᄑᆞᆯ아도 돈 얼메 못 벌겟덴 셍각ᄒᆞᆫ다. 자리 조락은 세 빈다.

칩더레 ᄃᆞᆯ아왕 온 가족이 낭푼 밥상을 둘러쌍 안즌다. 밥상은 푸지다. 할락산추룩 솟은 고봉밥에 나가 썬 자리훼, 자리젓, ᄂᆞᆷ삐짠지, 베치썹, 뒌장이다. 난 베치썹에 보리밥을 놓앙 뒌장을 묻힌 자리훼를 올려놩 입안 ᄀᆞ득 밀어 놩 우물거린다.

1961년 1월 11일

난 설동의서 눈을 튼다. 데가리가 지끈거린다. 여전히 입이 ᄆᆞᆯ라부터 건빵도 씹을 수 읎다. 배낏디는 이 미터 넘게 눈이 쌔엿덴 헷다. 걸을 수 잇을지 몰르겟다. 난 등반일지를 앗아냉 꿈 이예기를 쓴다.

설동 배낏디의서 윤근인 대장 목소리가 들린다.

“짐 ᄆᆞᆫ딱 여긔 뒁 하산ᄒᆞ게마씸.”

장비를 ᄆᆞᆫ딱 버리라는 지시다. 망설여진다. 카메라 따문이다. 카메라를 ᄀᆞ만이 베려 보당 등반일지에 휘갈겨 쓴다. 나신디 무신 일이 생기민 친긔 상철신디 선물ᄒᆞᆫ다. 상철아, 서독제다. 콘탁스 IIIa.

1961년 1월 11일(윤근인 대장 등반일지)

난 비상 상황임을 직감헷다. 대원덜 체력은 바닥낫다. ᄒᆞ꼼이라도 짐 덜어사 살 수 잇다. 난 이석우 기자를 베려 봣다. 등반일지를 쓰고 잇다. 아모도 못 멀릴 기자 근성이라고 셍각헷다. 이석우 기자가 카메라를 나신디 내민다.

“카메라 젖으민 망가져마씸.”

난 고게를 그닥인 후제 이석우 기자 배낭에 카메라를 디물곤 텐트 천으로 둘둘 ᄆᆞᆯ아 로프로 무끈다. 이 정도민 따시 이레 올 때도 펀찍ᄒᆞᆯ 것이다. ᄒᆞ지만 이석우 기자 상태가 심상치 않다. 저체온 증상인 것 닮다. 대원덜이 번갈아 가멍 이석우 기자를 부축ᄒᆞ멍 ᄂᆞ려간다.

“저 ᄌᆞᆷ 자게 내불어 둡써.”

눈을 ᄀᆞᆷ고 이신 이석우 기자가 ᄌᆞᆷ꼬대추룩 ᄀᆞᆮ는다. 난 겨을 산행이 체얌인 이석우 기자를 ᄃᆞ랑 온 게 실수엿덴 셍각ᄒᆞᆫ다. 전문 산악인도 심든 혹한기 할락산이다.

탐라게곡을 빠져나왓을 때엿다. 이석우 기자는 의식을 일른다. 대원덜이 번갈아 가멍 인공호흡을 헷다.

“ᄌᆞᆷ들민 죽어마씸!”

난 이석우 기자 삐얌을 연거푸 쳣다. 이석우 기자는 눈을 안 튼다. 이석우 기자 숨절이 여터진다. 홀목을 심엉 멕을 지퍼 본다. 멕박을 ᄎᆞᆾ을 수 읎다.

8. 2023년 6월 1일 낮후제 7시

재호는 이문을 닫고 칩더레 들어간다. 칩은 비엉 잇다. 어멍은 경로당의서 점당 벡 원짜리 화투를 치고 잇을 것이다. 화투가 끗나민 친긔덜이영 저냑ᄁᆞ장 먹엉 올 것이다. 집읫사름은 저냑 모임 따문에 늦는덴 헷다. 재호는 마당 ᄒᆞᆫ 켠 창고에 멘든 사진 작업실더레 들어간다. 족은 창문엔 두터운 암막 커튼이 ᄃᆞᆯ려 잇다. 커튼을 치믄 순식간에 왁왁 어둑어진다.

재호는 필름 인화 작업을 ᄒᆞ기로 헷다. 커튼을 쳥 형광등을 끈다. 재호는 피커로 필름 통 안의 들어 이신 필름을 빠서 릴에 감는다. 빗을 조심ᄒᆞ여사 ᄒᆞᆫ다. ᄒᆞ꼼이라도 노출되민 사진은 사라져 버린다. 필름을 감은 릴을 탱크에 디물고 두껑을 더끄곡 불을 싼다.

“ᄆᆞᆫ딱 버리라 게. 쓸듸 어신 거.”

재호가 다슴어멍칩의서 아방 사진기영 사진을 가졍 오자, 어멍은 용심부떠 냇다.

“게난 마씸, 여긔 카메라ᄒᆞ고 필름 깝이민 칩 ᄒᆞ나 더 사실 건디예. 어멍 고셍도 안ᄒᆞ고 마씸.”

재호는 멋쩍게 웃으멍 ᄀᆞᆯ앗엇다.

“느네 아방이 카메라영 필름 뭉치를 들렁 온 날 부떠여서. 카메라는 석우 삼춘이 선물로 줫덴 ᄒᆞ엿쪄. 아방 월급날이엇는듸, 월급봉토는 들렁 오지 않아서. 필름 필요ᄒᆞ영 삿덴 ᄒᆞ엿쪄. 그 주제에 ᄄᆞᆫ 살렴ᄁᆞ장 ᄎᆞ렷져. 나 고셍헌거 셍각허민 지금도 ᄆᆞ음소곱엔 천불이 남쪄.”

어멍은 찌푸린 양지를 페우지 안 ᄒᆞ엿다.

마당 창고에 마련ᄒᆞᆫ 사진 작업실은 안직 정리가 끗나지 안 엿다. 날ᄍᆞ도 적혀 잇지 아니ᄒᆞᆫ 흑벡 필름이영 사진은 서꺼진 채 벡면 첵꽂이를 ᄀᆞ득 체우고 잇다. 트멍나는 냥 정리를 ᄒᆞ곤 ᄒᆞ엿지만, 시간이 하영 필요한 작업이엇다.

재호는 호흡을 ᄀᆞ다듬는다. 멩심ᄒᆞ영 작업ᄒᆞ여사 ᄒᆞᆫ다. 현상, 정지, 정착 작업이다. 필름은 탱크 소곱의서 안전ᄒᆞ게 들어 잇다. 재호는 현상액 온도를 이십 도로 맞췅 삼십 초 주기로 세 번 천천히 흥글고나서 탱크를 들렁 탁자에 ᄉᆞᆯ짝 ᄂᆞ리친다. 공기 방올을 털어추는 과정이다. 탱크 소곱의선 현상이 진행되고 잇다.

아방 유품을 정리ᄒᆞᆯ 때엿다. 필름을 들춰보던 재호는 곱은기림기추룩 지 모습을 아냇다. ᄒᆞᆫ두 장이 아니엇다. 그가 ᄌᆞ라는 모습이 정리되지 아니ᄒᆞᆫ 필름 곳곳의서 ᄎᆞᆽ을 수 잇엇다. 구도는 비슷헷다. 정면을 찍은 모습은 그가 ᄌᆞᆷ을 자거나, 조는 모습 빼곤 읏엇다. 유독 에염 모습 사진이 하영 이섯다. 그가 첵상에 안자 공븨ᄒᆞ고 잇거나, 혼차 노는 모습이엇다. 재호는 필름에 ᄃᆞᆯ라부튼 공기 방올추룩 기억을 툭툭 쳐 낸다.

재호는 ᄒᆞᆫ숨 ᄃᆞᆯ린다. 지금부떠는 까드랍지 아니ᄒᆞᆫ 과정이다. 이십 도에 맞춘 정지액을 놩 삼십 초 동안 ᄃᆞᆼ근다. 정지액은 막 독ᄒᆞ다. 물이영 육벡 대 일로 서끈다. 필름 소곱 시간을 멈추게 ᄒᆞ여사 ᄒᆞᆫ다.

여행첵은 ᄆᆞ슴추룩 쉽게 끗나지 안 ᄒᆞ엿다. 작업이 진행될수록 필요ᄒᆞᆫ 시간은 늘엇다. 영 ᄒᆞ다간 끗내지 못ᄒᆞᆯ 수 잇댄 또가또가ᄒᆞ였다.

재호는 작업을 와린다. 정착이영 시치는 과정만 남앗다. 물이영 ᄉᆞ 분의 일 비율로 서끈 정착액에 육 분간 ᄃᆞᆼ근다. 필름엔 시간이 정착뒛다. 재호는 흘르는 물에 삼십 분간 시처준 후제 레줄에 메ᄃᆞᆯ아 ᄆᆞᆯ린다. 멈춰진 시간이 ᄒᆞ꼼썩 ᄆᆞ른다.

재호는 인화 작업ᄁᆞ장 ᄒᆞ고 싶어졋다. 어차피 오널은 혼차 저냑을 먹어사 ᄒᆞᆫ다. 시간은 하다. 보목개의서 찍은 자리물휏칩 남ᄌᆞ 임제 사진이영 제지기 오롬의서 찍은 사진부떠 인화ᄒᆞ기로 ᄒᆞᆫ다.

남ᄌᆞ의 새까망ᄒᆞᆫ 양지가 사진 소곱의서 도드라진다. 두툼ᄒᆞᆫ 입술기, 쌍거풀은 훍고 진ᄒᆞ다. 웬착 눈 에염엔 양지섹보단 진ᄒᆞᆫ 점이 잇다. 재호는 이시껭이 남ᄌᆞ의 양지를 베려 본다. ᄄᆞᆫ 곳의서도 본 듯한 양지다. 어긔서 봣지, 셍각을 더듬는다. 가이엿다. 아방 흑벡 사진 소곱 아의, 양지가 특이ᄒᆞ영 확대해 본 적이 잇다.

재호는 아방 사진첩을 꺼낸다. 뜬 장소엿다. 보목개. ᄒᆞᆫ 아의가 꼬글꼬글ᄒᆞᆫ 개질을 걸어오고 잇다. 섶섬은 아의 두이 배경추룩 잡혀 잇다. 아의 양에염엔 바당이 펼쳐져 잇다. 구도가 똑닮다.

재호는 아의 양지를 확대ᄒᆞ영 베린다. 자리물휏칩 남ᄌᆞ 임제 양지영 똑닮다. 육십 년이 넘엇는듸 말이다. 재호는 작업 테이블에 놓여 이신 아방 사진광 섹경을 베린다. 레기추룩 닮앗다.

ᄎᆞᆯ칵, ᄎᆞᆯ칵, ᄎᆞᆯ칵.

어긔선가 셔터 소리가 들렷다. 배낏디의서 들리는 소리다. 재호는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 들렁 마당더레 간다. ᄎᆞᆯ칵, 소리가 또시 들린다. 하ᄂᆞᆯ을 베려 본다. 칩 옥상더레 올라간다. 주왁거리던 재호는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댄다. 끗어시 이어지는 무ᄒᆞᆫ한 수펭선이 베려진다. 갑제기 히여뜩ᄒᆞᆫ다. 하ᄂᆞᆯ이영 바당 자리가 바뀐다. 지금이다. 재호는 카메라 셔터를 눌러 응답ᄒᆞᆫ다.

ᄎᆞᆯ칵.

<끝>

*소설은 고경대 사진작가 작품활동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50~60여 년 전 고영일 사진작가 촬영한 사진, 아들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구도로 카메라를 들었다. 석우의 한라산 등반일지는 ‘산악안전대 SINCE 1961, 제주산악안전대, 2016-한라산 조난사고와 구조활동(서재철), 서울대 법대 등반팀 조난사고(1961년)’의 기록을 보고 구상했다. ‘테우 만드는 노래’는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요다. 소설 속 내용은 모두 창작에 의한 허구다.

강정태 2020년 『제주작가』 신인상으로 등단 전자우편 kjtnews@gmail.com